"불안한 시선 알고 있죠" 울산 페드링요가 1년 차 아쉬움에도 자신감 넘치는 이유
다음은 울산 페드링요와의 일문일답이다.
반갑습니다. 옷이 꽤 잘 어울리는데요.
우선 울산이라는 팀에 와서 정말 행복해요. 처음 울산에서 제안이 왔을 때도 너무 좋아서 바로 부모님께 연락드렸거든요. 특히 아버지가 이미 울산이 어떤 팀인지 알고 계셨어요. 항상 제 경기를 보시니까 상대 팀도 조금씩 아시더라고요. 제가 작년에 제주 임대를 갔을 때 울산과 경기한 걸 보고 아시는 것 같아요. 당시에 '울산전에 골 넣으면 혹시 모르잖니. 네가 오퍼를 받을 수 있어'라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셨는데 그게 실제로 이뤄졌네요. 아버지도 그 당시 일화를 말씀하시면서 정말 행복해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시간 울산과 함께하기 위해 분발하라고 하셨고요.
울산과 계약은 언제쯤 이뤄진 건가요.
당시에 서울이랜드와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서 원래는 태국 전지훈련지로 합류할 예정이었죠. 그러다 울산의 제안이 왔어요. 사실 서울이랜드도 분명 좋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작년에 제주에서 6개월 임대를 떠났잖아요. K리그1을 한 번 경험하다 보니 계속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타이밍이 맞았죠.
한국에서 2년째인데 벌써 세 번째 팀입니다.
사실 저도 신기해요. 그런데 세 번째 팀이라는 것보다 그 팀이 울산이라는 게 제 입장에서는 더 놀라워요. 그러다 보니 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있을 훈련이나 경기도 기대되고요.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명문이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노력할 생각입니다.
태국에서 급하게 한국으로 목적지를 바꿨겠군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원래 브라질에서 태국으로 가는 걸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울산의 제안을 받고 급하게 한국으로 오게 됐죠. 그러다 보니 비행시간 자체도 엄청 늘어났고요.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하고 아랍에미리트로 가는 일정이었거든요. 여기 아랍에미리트에도 살짝 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선수단도 훈련 중반에 만났고요.
울산에 아는 선수도 거의 없었겠네요.
그래서 처음 왔을 때 긴장하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한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에릭이었죠. 사실 에릭과 이전까지 어떤 친분도 없었거든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는데 제가 먼저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걸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제가 '울산에 갈 것 같은데 어때'라고 물어봤죠. 갑작스러운 메시지였는데 에릭 역시 너무 잘 반겨줬고요. 들어보니 울산에는 잘난 척하는 선수 하나 없이 선수들을 잘 품어준다고 해서 꼭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아쉽게 에릭은 부상 때문에 전지훈련지에 없네요.
사실 에릭이 부상인 줄 모르고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걸었어요. 에릭에게 언제 합류할 건지 물었는데 작년 11월에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부상 중이면서도 울산에 가면 선수단이나 스태프가 전부 잘 맞이해 줄 거라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실제로 팀에 와서 말컹이나 라바카 등 저와 같은 외국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반갑게 맞이해 주더라고요.
겨울이 정말 바빴겠네요.
그래도 브라질은 지금 딱 여름이라 날씨도 좋아서 괜찮았어요. 충분한 휴가 기간은 아니었지만 친한 친구들과 가족들을 보며 재충전도 했고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쉬면서 한국에서의 1년도 돌아봤을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을 돌이켜 보면 제가 원하는 만큼 도달하지 못했죠. K리그 스타일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요. 특히 몸싸움이 정말 거칠더라고요.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점점 훈련하면서 적응하고 있어요. 잘 적응하고 있어서 올 시즌 저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커요. 지난 시즌이 테스트이자 적응이 필요했다고 한다면 이제는 다릅니다. 에이전트와도 한국에 남아서 더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고요.
그러다 보니 팬분들의 기대감과 불안감도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 동기부여를 주면서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작년에는 기대에 못 미친 것도 맞고요. 그러면서도 몇 번 좋은 모습은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물론 돌이켜 보면 부담감도 많았던 것 같긴 해요. K리그 스타일을 잘 모르다 보니 거기에서 생긴 압박이었죠. 이제는 완전히 스타일을 알았으니 달라져야죠.
몇 번의 좋은 모습 중 하나가 코리아컵으로 기억합니다.
수원삼성과 의 코리아컵 경기였죠. 제가 회상해 보면 그때 워낙 자신감이 차 있던 상태였어요. 왜냐하면 이전 수원과의 경기에서도 제가 골을 넣고 도움도 기록하면서 리그 라운드 MVP로 뽑혔었거든요. 제가 교체로 들어가는 상황이었음에도 무조건 골을 넣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만 그렇게 코너킥으로 넣을 줄은 몰랐네요.
제주에서의 데뷔전도 인상 깊었는데 그 이후에 이상하게 출전 시간이 적었어요.
저 역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순간이 이어지면서 마음도 힘들었고요. 보통 선수가 한 경기에서 도움 두 개를 기록하면 굉장히 좋은 활약을 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다음 경기에 계속 3분에서 4분 정도만 뛰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도 왜 이렇게 출전 시간이 적었을까 의구심은 있습니다. 뛰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요. 제주 브라질 선수들도 저에게 와서 '분명 너 자신감도 있었고 좋은 모습 보여줬잖아. 왜 못 뛰는 거야'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그런데 계속 낙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니었잖아요. 그냥 제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울산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클 것 같아요.
제가 처음 왔을 때부터 김현석 감독님이 너무 잘 대해주셨어요. 옆에 있는 통역사가 얼마나 감독님이 저를 도와주려고 하는지 아실 거고요. 워낙 열정적으로 지도하시고 움직임도 세세하게 설명해 주시거든요. 특히 감독님 업적이 어마어마하잖아요. K리그 레전드이자 울산에 한 획을 그었다는 걸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에이전트가 구단 레전드라는 걸 알려줘서 이미 팀에 오기 전부터 기대에 차 있었고요. 이런 역사와 업적을 갖고 있는 분이라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큰 의미죠. 어떤 말씀도 다 수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저를 위해 열심히 지도해 주시니 좋을 수밖에요.
그러면 울산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가장 중요한 건 구단과 함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거죠. 개인보다는 팀을 위주로 생각하면 더 좋은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올 거로 생각하고요. 팀이 잘 되면 자연스레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저 역시도 잘 될 수밖에 없잖아요. 적응도 잘하고 있고 자신감도 차 있는 상태입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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